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여의도의 새로운 문화 예술 아지트, 퐁피두센터 한화 관람기와 큐비즘 이야기

by myinfo92183 2026. 8. 27.

여의도 63빌딩 별관은 과거 아쿠아리움이 있던 자리가 전면 리모델링을 거쳐 세계적인 문화 공간인 퐁피두센터 한화로 새롭게 태어났습니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대미술 중심지인 퐁피두센터의 매력을 서울에서도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에 개장 전부터 긴 줄이 늘어설 만큼 뜨거운 반응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이 문화의 날(마지막주 수요일)이라 입장료 50% 할인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몰린 듯합니다.  현재 진행 중인 개관 특별전《큐비스트: 시각의 혁신가들》은 2026년 6월 4일~10월 4일까지 개최되며, 미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입체주의의 흐름을 깊이 있게 조명하고 있습니다.  전시장을 가득 채운 관람객들의 열기를 마주할 때마다, 우리 사회의 문화적 소양과 예술적 깊이가 한층 성숙해졌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1. 미술사의 패러다임을 바꾼 혁신, 큐비즘(Cubism)의 세계

20세기 초 파블로 피카소와 조르주 브라크에 의해 주도된 큐비즘은 전통적인 원근법과 단일 시점을 거부하고, 대상을 여러 개의 기하학적인 조각으로 분해하여 동시에 여러 각도에서 관찰한 시점을 하나의 화면에 재구성한 혁명적인 미술 운동입니다. 

큐비즘은 크게 두 시기로 나뉜다. 초기인 '분석적 큐비즘' 시기에는 대상을 해체하는 과정에 집중하여 색채가 다소 단조롭고 갈색이나 회색조를 띤 것이 특징입니다. 이후 파편화된 화면에 실제 일상의 질감을 도입하는 콜라주 기법 등이 결합된 '종합적 큐비즘'으로 발전하며 예술의 표현 영역을 무한히 확장했다. 이번 전시는 이러한 큐비즘의 흐름 속에서 피카소를 비롯한 거장들의 다채로운 원작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어,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의 혁명이 어떻게 일어났는지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

파블로 피카소의 여인의 흉상
파블로 피카소의 1907년 작 여인의 흉상

 

처음 전시장을 들어갔을 때 첫번째 마주한 피카소의 작품 <여인의 흉상>인데 왜 여인을 이렇게 표현했을까 궁금헀습니다. 알고 보니 이 작품은 현대 미술의 판도를 바꾼 입체주의(큐비즘)의 서막을 알리는 대표작이라 합니다.  피카소는 아프리카 전통가면과 조각상에 깊은 감명을 받아 아프리카 가면의 특징을 그대로 반영해 여인을 그렸습니다. 길쭉하고 각진 얼굴 타원형, 과장되게 강조된 코, 크고 강렬한 눈...

 

 

조르주 브라크의 대형 누드
조르주 브라크의 1908년 작 대형 누드

 

스페인 화가 파블로 피카소와 같이 큐비즘을 출발시킨 프랑스 출신의 조르주 브라크의 대형 누드 작품 또한 입체주의의 시작을 알리는  매우 현실적인 시도로써 여러 각도에서 본 모습을 화면에 담기 위해 또한 입체적인 덩어리로 변형하기 위해 그리고 피카소의 원시미술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작품이라 합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소녀의 초상
파블로 피카소의 1914년 작품 소녀의 초상

 

개인적으로 색감이 너무 예뻤습니다.  독특한 초록색 배경 위의 이 작품은 피카소의 연인이었던 에바 구엘의 모습을 단순화된 형태로 표현하고 있고 인물은 겹쳐진 삼각형과 사각형의 색면들로, 깃털 목도리와 대리석 무늬등 피카소의 종합적 큐비즘의 원숙하 절정을 보여주는 초상화라 합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메르퀴르 발레 무대막
파블로 피카소의 1924년 작 <메르퀴르 발레 무대막>

2. 알찬 관람 후 즐긴 미식과 여유로운 수다

피카소의 작품들을 비롯해 많은 작품들을 둘러보느라 2시간을 훌쩍 넘겼습니다. 예술에 대해 많이 알지 못하는 나로써도 10개가 넘는 피카소의 작품들을 내 눈으로 직접  감상한 것만으로도 마음이 뿌듯했습니다.  마음의 충만함을 뒤로하고 맛집들이 모여 있는 고메 스트리트로 향했습니다. 태국 음식점 '까폼'을 선택한 후 대표 시그니처 메뉴인

 

- 랭쌥 (24,000원) : 커다란 돼지등뼈를 푹 삶아 매콤새콤한 태국식 소스를 얹어나온 요리인데 양이 엄청 푸짐했습니다. 

- 똠얌쌀국수(15,900원) : 새콤하고 매콤한 똠얌 국물에 쌀국수를 더한 까폼의 대표 메뉴로 맛이 좋았습니다

 

랭쌥과 똠양쌀국수와의 조합은 좋았지만 우리 둘이 먹기에 양이 많았습니다. 랭쌥고기가 입안에서 살살 녹을 정도로 매우 부드러워 훌륭했지만, 매콤짭짤한 국물 속에 고기를 오래 담가두면 간이 다소 강해지므로 빨리 건져내어 먹는 것을 추천합니다.

 

랭쎕과 똠양쌀국수
까폼 63빌딩점에서 주문한 랭쌥과 똠얌쌀국수

 

식사 후에는 공식 굿즈 샵과 다양한 소품들을 파는 상점들이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마무리 코스로는 독특하게 화이트 인테리어에 노란색 포인트가 가미되어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내는 유명 카페 '응커피(% Arabica)'에서 시그니처 메뉴인 따뜻한 카페라테와 아메리카노를 마셨습니다. 예전의 자판기커피도 너무 맛있다고 마시던 때를 생각하면서 훨씬 고급스러워진 지금의 현실변화를 누리고 살 수 있다는 행복감을 잠시 느꼈습니다. 향긋한 커피와 함께 오늘 관람한 큐비즘 회화들의 여운, 아기자기한 소품 이야기, 그리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대화들을 나누며 완벽하고 풍성한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