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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역 문화 탐방] 입과 눈이 즐거운 하루, 시청 맛집 '탄백'부터 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 전시회까지

by myinfo92183 2026. 7. 13.

1. 여름의 맛을 찾아 떠난 시청역 맛집, '탄백'에서의 특별한 콩비빔칼국수 재방문

매주 정기적으로 모여 소중한 추억을 쌓아가는 우리들만의 3인 멤버가 있습니다. 모임의 목적이 확실하다 보니 늘 만날 때마다 누구 하나 망설임 없이 뜻이 일치되어 새로운 경험과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곤 합니다. 이번 모임의 첫 행선지는 서울의 중심이자 직장인들의 숨은 맛집이 모여 있는 시청역 근처였습니다. 우리가 발걸음을 옮긴 곳은 정갈한 요리로 유명한 '탄백'이라는 음식점이었습니다. 워낙 인기가 많은 곳이라 대기를 피하기 위해 우리는 거의 오픈 시간에 맞춰 '오픈런'을 감행했습니다.

사실 이곳은 지난번 모임 때도 방문했던 적이 있는 다시 방문한 집입니다. 당시에는 온제육과 콩비빔칼국수, 그리고 고소한 들깨칼국수까지 세 가지 종류의 음식을 주문해 나누어 먹었었습니다. 그때 먹었던 메뉴 중에서도 특히 여름 특선 메뉴인 '콩비빔칼국수'의 강렬하고 깔끔한 맛이 우리 모두의 뇌리에 깊게 박혀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방문 때는 온전히 한 그릇씩  편하고 맛있게 집중해서 즐겨보기로 하였습니다.  김치만두와 함께요.

다시 마주한 콩비빔칼국수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습니다. 고소하고 꾸덕한 콩장 위에 곱게 갈은 흑임자와 얇게 썬 참외를 곁들인 맛은 입안 가득 고소함이 퍼졌고,  감칠맛이 더해져 더위로 잃은 입맛을 단번에 살려주는 맛이었습니다. 입호강을 제대로 시켜준 만족스러운 점심 식사 덕분에 이어질 문화 탐방에 대한 기대감도 한층 더 높아졌습니다.

 

탄백의 콩비빔칼국수
고소하고 꾸덕한 콩장위에 곱게 갈은 흑임자와 얇게 썬 참외를 곁들인 콩비빔칼국수

 

2. 눈호강의 정점, 서울시립미술관 '유영국 탄생 110주년 기념 전시회' 깊이 보기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 삼총사는 다음 코스로 시청역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인 '서울시립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고즈넉한 정취가 느껴지는 정동길을 따라 걸어 올라가 미술관에 도착한 우리의 목적은, 한국 추상미술의 거장인 유영국 화백의 탄생 110주년을 기념하는 특별 전시회를 관람하는 것이었습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놓칠 수 없는 기념비적인 전시인 만큼, 초입부터 설레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유영국 화백(1916~2002)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자연을 추상화한 선구자'로 평가받는 거장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그의 탄생 110주년을 맞아 초기 작부터 전성기, 그리고 말년의 대작들까지 총망라하여 그의 예술 세계를 깊이 있게 들여다볼 수 있도록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전시장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거대한 캔버스를 가득 채운 강렬한 원색의 에너지가 시선을 압도했습니다. 빨강, 파랑, 노랑 등 한국 고유의 오방색을 연상시키는 과감한 색채의 대비와 점, 선, 면의 기하학적인 형태가 어우러져 시각적인 충격을 선사했습니다.

그가 표현한 주된 소재는 다름 아닌 '산'이었습니다. 그는 생전에 "산에는 모든 것이 있다"라고 말했을 정도로 산을 사랑했다고 합니다. 전시장 벽면을 가득 채운 산의 형상들은 단순히 자연의 풍경을 그대로 베껴 그린 것이 아니라, 작가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장엄한 대자연의 본질과 에너지를 선과 색으로 정제해 낸 결과물이었습니다. 사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산의 정취와 빛의 흐름이 추상적인 면 분할을 통해 역동적으로 표현되어 있어서, 작품 하나하나 앞에 멈춰 서서 오랫동안 묵상하듯 감상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었습니다.

3. 방탄소년단 RM 소장품과 거장의 예술이 주는 깊은 울림

특히 이번 전시가 더욱 특별하고 흥미로웠던 이유 중 하나는, 세계적인 아티스트이자 미술 애호가로 잘 알려진 방탄소년단(BTS)의 멤버 RM(김남준)이 소장하고 있는 유영국 화백의 귀한 그림도 함께 전시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평소 남다른 안목으로 한국 근현대 미술을 국내외에 널리 알려온 RM의 소장품을 미술관이라는 공식적인 공간에서 직접 눈으로 마주하게 되니 무척 신기하면서도 반가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거장의 붓 터치와 색감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작품을 바라보고 있으니, 시대를 초월하여 예술로 소통하는 듯한 깊은 울림이 전해졌습니다.

우리 셋은 작품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하며 유영국 화백이 평생에 걸쳐 추구했던 예술적 집념과 고독한 탐구 정신을 함께 공유했습니다. 웅장한 대작들 앞에서 사진도 남기고 서로 마음에 드는 작품에 대해 조용히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모를 정도였습니다. 입호강에 이어 진정한 '눈호강'을 채워준 완벽한 전시였으며, 혼자가 아니라 친구들과 함께 한 관람이라 그 감동이 배가 되었습니다.

 

유영국의 작품 산들 중 하나
유영국 화백의 작품

 

4. 단골 커피숍에서의 알찬 영어 스터디와 함께하는 즐거움

미술관에서의 감동적인 여운을 가슴에 품고, 우리는 마지막 종착지인 가까운 커피숍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시원하고 향긋한 커피를 주문해 자리에 앉은 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우리 모임의 시그니처 루틴인 영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항상 '윔피키드(Diary of a Wimpy Kid)' 원서를 가지고 재미있게 스터디를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오늘도 책을 펼쳐 들고 돌아가며 문장들을 소리 내어 읽고, 일상생활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생생한 표현들과 구동사들을 찾아내 함께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배운 표현들을 활용해 도란도란 프리토킹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과정 자체가 참 편안하고 유익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우리 모임이 오랫동안 돈독하게 유지될 수 있었던 것은 이처럼 '공부와 소통'이라는 확실한 목적이 중심을 잡아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가 "이번엔 여기 가보자", "이거 해보자" 하고 제안하면 늘 기쁜 마음으로 뜻을 모아주는 친구들이 있기에, 오늘도 평범할 수 있었던 하루가 새로운 경험과 즐거운 추억으로 가득 채워질 수 있었습니다. 참 고맙고 소중한 인연들과 함께 도심 속에서 완벽한 힐링을 만끽한, 무척이나 재미있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